에르메스는 전통, 장인정신, 희소성으로 대표되는 세계적인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입니다. 하지만 세대에 따라 같은 브랜드를 소비하는 목적과 방식은 크게 다릅니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는 명품을 사회적 지위와 안정적인 성공의 상징으로 소비했으며, Z세대(1997~2012년생)는 자기 표현과 개성, SNS 중심의 라이프스타일을 바탕으로 브랜드를 경험합니다. 이 글에서는 두 세대가 에르메스를 바라보는 시선과 소비 방식, 그리고 그 차이가 의미하는 바를 심층적으로 살펴봅니다.
밀레니얼 세대와 에르메스 – ‘성공과 안정의 상징’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적·사회적 변화를 크게 경험한 세대입니다. IMF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등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 자랐지만, 동시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명품 소비층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들에게 명품은 단순한 패션 아이템이 아니라 “성공과 안정의 증거”였습니다.
에르메스는 특히 밀레니얼에게 강한 상징성을 가진 브랜드입니다. 버킨과 켈리는 그저 가방이 아닌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아이콘이었습니다. 직장에서의 승진, 사회적 네트워크에서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으며, 버킨을 소유하는 것은 곧 경제적 자립과 성공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또한 밀레니얼은 단순히 가방만 구매하지 않았습니다. 에르메스의 인테리어 제품, 테이블웨어, 홈 데코 아이템까지 소비하며, 브랜드를 통해 부유한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이는 안정된 사회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방식이었습니다.
이 세대는 매장 경험을 ‘문화적 체험’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고급스러운 매장에서 직접 상담을 받고, 가방을 제안받는 과정을 통해 사회적 지위를 재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밀레니얼에게 에르메스는 소유와 과시의 대상이자 궁극적인 목표였습니다.
Z세대와 에르메스 – ‘자기 표현의 무대’
Z세대는 밀레니얼과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명품을 소비합니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과 SNS에 익숙한 세대로, 명품을 ‘부의 과시’가 아니라 ‘자기 표현의 도구’로 봅니다.
에르메스를 소비할 때 Z세대는 버킨이나 켈리 같은 전통적 쿼타백보다 피코탄, 에블린, 미니백, 트윌리처럼 개성과 활용도가 높은 제품을 선택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격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가, SNS에 공유했을 때 얼마나 매력적으로 보이는가입니다.
또한 이들은 매장에서의 경험 자체를 콘텐츠로 소비합니다. 쇼핑백을 들고 나오는 순간, 매장 내부의 분위기, 트윌리를 묶은 가방을 찍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올리며, 에르메스를 통한 소비 과정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냅니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 자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Z세대는 명품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드러내고, 동시에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자신을 브랜딩합니다. 즉, 그들에게 에르메스는 ‘비싼 명품’이 아니라, 나를 보여주는 무대입니다.
두 세대의 소비 방식 차이
밀레니얼과 Z세대의 소비 방식은 몇 가지 측면에서 명확히 구분됩니다.
첫째, 소비 목적입니다. 밀레니얼은 사회적 지위와 안정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들에게 버킨이나 켈리는 “내가 이만큼 성공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상징이었습니다. 반면 Z세대는 개성과 자기 표현을 중심에 둡니다. 브랜드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지를 드러내고자 합니다.
둘째, 선호 아이템에서 차이가 드러납니다. 밀레니얼은 버킨, 켈리, 홈 컬렉션 같은 클래식하고 상징적인 제품을 선호했습니다. 반면 Z세대는 피코탄, 에블린, 트윌리, 미니백 등 실용적이고 개성 있는 아이템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표현합니다.
셋째, 구매 방식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밀레니얼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상담을 받고 구매했습니다. 반면 Z세대는 오프라인 경험 자체를 SNS 콘텐츠로 활용합니다. 구매 이후에도 착용샷을 공유하고, 해시태그를 통해 자신만의 스토리를 전파합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소비에 대한 각 세대의 가치 차이입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전통과 클래식 가치를 중시하며, 오랜 시간 관계를 유지해 쿼타백을 얻는 데 의미를 뒀습니다. Z세대는 브랜드를 더 실용적이고 자유롭게 소비합니다. 반드시 쿼타백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통해 만족을 얻습니다.
밀레니얼과 Z세대는 같은 브랜드를 소비하지만, 그 의미는 완전히 다릅니다. 밀레니얼에게 에르메스는 사회적 성공과 안정된 지위를 상징하는 최종 목표였고, Z세대에게는 자기 표현과 라이프스타일을 담는 하나의 무대입니다.
이 차이는 앞으로 에르메스가 세대별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를 보여줍니다. 전통과 클래식 가치를 유지하면서도, Z세대가 원하는 개성과 실용성을 담아낼 수 있어야 미래 소비층을 잡을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 역시 자신의 세대적 특성을 돌아보며, 에르메스를 단순히 소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나만의 이야기를 담는 브랜드 경험으로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